지난 4월 27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에서 12시간 동안 머물다 갔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미디어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무엇보다 예상을 뛰어넘은 그의 거침없는 행보는 우리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일은 오히려 그 다음에 벌어졌다.회담 후에 방송사들이 앞다퉈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중에 압권은 그의 언행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무려 77.5%에 달한다는 점이다. 회담 전에 조사한 결과가 없어서 수치를 들어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위험한 독재자’가 불과 12시간 만에 ‘믿을 만한 지도자’로 깜짝 변신한 것이
1991년 소련의 붕괴로 40여년의 냉전이 종식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인상적으로 포착한 것이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The End of History·1992)이다. 역사의 종말이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가 최종적으로 승리함으로써 역사는 정반합(正反合)의 발전을 멈췄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역사가 마침내 종착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이런 극단적 종말론은 서구의 가치가 지구상의 보편적 가치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을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세계는 보편성에 따라 일체와 평화를 누릴 것인가. 이에 대해 정치학적인
요즘 우리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구는 책은 바로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다. 이 소설은 2016년 10월에 발간되어 작년 상반기까지 10만권 정도 팔리고 다소 잠잠해졌다. 그런데 올 1월 어느 걸그룹 멤버가 방송에 나와 이 소설을 읽었다고 말하자 일부 팬들이 그녀의 사진을 훼손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를 계기로 이 소설이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더구나 여기에 ‘#MeToo’ 물결까지 보태지자 이 소설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더욱 증폭되었다. 급기야 이 소설은 요즘 각종 베스트셀러 목록의 최상단을 점령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3월 31일 토요일 스티븐 호킹(1942~ 2018)의 영결식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성모(聖母)교회에서 엄수됐다. 생전에 “신은 없다”고 주장했던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부활절 바로 전날 성모의 품에서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그에게 바쳐진 조사(弔辭) 가운데 압권은 “큰 별이 우주로 돌아갔다”였다. 그야말로 우주물리학의 ‘큰 별’이었다.그는 일찍이 ‘시간의 역사’(1988)로 우리에게 익숙하다.(주간조선 2396호 참조) 일반적으로 역사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따라서 ‘시간의 역사’란 시간은 물론이고 공간이나 우주도 유한한 존재라는